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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아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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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2/30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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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크리스마스
      2011/12/24 10:16


어젯밤에는 소리도 없이 눈이 내렸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올해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 사람과 보내게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모처럼의 화이트 크리스마스인데도 반갑지가 않다. 회사 사람들과 그다지 즐겁지 않은 회식을 하고, 혼자 먼저 빠져나와 늦은 시간까지 추리소설을 읽었다. 오늘은 약간의 회사 일, 밀린 연하장 쓰기, 추리소설 읽기, 성탄 미사 순으로 하루를 보내게 될 것 같다. 손수 수첩에 적어준 전화번호는 휴대폰에도 저장해 놓았지만, 어쩐지 선뜻 손이 가지 않아 연락하지 못하고 있다. 나는 본디 수줍음이 많아서 휴대폰으로 걸어도 우물쭈물 제대로 말을 잘 못하는데, 집 전화번호라니 통화 버튼을 누를 수 있을 리가 없다. 왠지 부끄러워서 배달 음식도 잘 못 시키는 나에게 회사와 집 전화번호를 건내주어도 무용지물이다.

며칠 전 생일에는 남은 용기를 쥐어 짜 그러모아 회사로 전화를 걸어 보았다. 너무도 예상 그대로의 반응이어서 마음에 상처가 되었지만 그래도 끊고 나니 전화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일 선물도 준비한 것이 있었지만 다음에 만날 때 건내주기로 하고 (다음이 있다면) 짤막한 대화 몇 마디 오고간 것이 전부였다. 나 혼자 얘기하고 그 사람은 대답만 하고.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 집으로 전화를 걸어야 하는데 왜 이렇게 용기가 나지 않을까.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이 마음 속에서 계속 메아리치고 있는데. 아직도 좋아한다고, 보고싶다고, 내년 크리스마스에는 함께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나는 정말 바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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