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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셰 삼매경
      2012/05/06 05:54

 

 

마음 먹고 큰 사각형 도일리를 한 장 떴다. 집전화가 있다면 전화기 받침대로 써도 괜찮았겠지만 우리집에는 그런 거 없다; 어디에 쓰면 좋을까 궁리 중인데 마땅히 떠오르는 데가 없다. 뭐 다른 도일리들도 마찬가지지만. 떠 놓고 보니 별로 쓸 데가 없네. 이제 도일리는 그만 뜨고 스카프나 식탁보에 도전하려고 한다.

 

 

원래 어릴 때부터 손으로 뭔가 하는 걸 좋아하긴 했는데 요즘 그 재미를 새록새록 느껴가고 있다. 핸드메이드 관련 책을 두 권 정도 구입해서 읽었는데 그걸 보니 페인트칠이며 실내 디자인이며 패브릭에 목공에 그림까지. 해 보고 싶은 게 정말 많았다. 내 손으로 하나하나 해 나가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인 것 같다. 집에 재봉틀이 있어서 한창 리넨으로 티 웨어 만드는 데 빠져있기도 했고, 색종이로 종이 오리기 삼매경인 적도 있었고, 그림에 미쳐 보기도 하고, 베이킹도 하고, 요즘에는 크로셰에 빠져 있고. 예쁘게 손글씨를 쓰는 거나, 낙서하는 것도 좋아하고 글 쓰는 것도 정말 좋아한다. 외국어 공부도 좋고 책 읽는 것도 참 좋다. 그러고 보니 난 참 좋아하는 일이 많구나/// 실은 요새 비누 만들기를 하고 싶어서 근질근질~ 예전에 몇 번 한 적이 있는데 다 까먹었다. 암튼 내 손으로 만들고 꾸미고 하면서 소소한 재미를 찾는 것도 행복하게 사는 법 중 하나인 것 같다. 블로그 글을 천 개 넘게 날리고 나서 전에 올렸던 핸드메이드 관련 글들은 다 삭제되었지만 그래도 약간의 사진이 남아있었다. 페이스북에 종종 올린다. 페이스북이 편하고 반응이 빠르다보니 자꾸 블로그를 방치하게 되는데 그래도 긴 글 주저리주저리 하기에는 여기만한 곳이 없다.

 

지난 몇 달간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고 지쳐 있었는데 조금 상황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불안정하던 일도 다시 안정적으로 하게 됐고, 체중은 불었지만 비실비실 쓰러질 것 같던 겨울에 비하면 오히려 나은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그 분과 화해하고 다시 만남을 갖게 되었다. 사실 헤어져 있는 동안, 몇 명의 다른 사람들을 만나보기도 했었다. 지금까지 없던 일들이 너무 한꺼번에 도래해서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그런 만남들이라는 게 다 공허할 뿐이었고, 마음이 가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다. 좀 더 마음을 비우고 만났어야 했나보다. 나라는 여자는 어장관리할 능력도 안 되니 그냥 다 싹둑싹둑 커트해 버리고, 결국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로 다시 돌아가게 되었다는 이야기. 다시 시작하는 인연은 무척이나 조심스럽고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도 있지만, 내가 용기를 낸 거니까 내가 더 잘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요즘 다시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을 읽고 있다. 참 좋다.

오븐 놀이
      2012/05/06 05:32

 

 

며칠 동안 냉동 쿠키에 매료되어 각종 사블레를 구웠다. 전에도 한 번 구웠던 적이 있던 차유진 님 레시피 오렌지 쿠키. 오렌지를 손질하는 과정이 조금 귀찮지만 요즘 오렌지가 워낙 싼 데다 내가 좋아하는 과일이기도 하고, 까 먹고 나면 껍질까지 알뜰하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

 

 

후추 쿠키도 구워봤다. 레시피는 여기 참고했다. 반신반의했는데 이럴수가. 정말 맛있다. 완소 레시피로 등극! 모양을 좀 더 예쁘게 했어야 했는데 없는 시간 쪼개가며 하는 베이킹이다 보니 항상 마무리가 허술하다.

 

 

마요님 레시피로 만든 분유 사블레. 진한 우유맛에 달달한 쿠키. 뽀얗고 달덩이 같은 쿠키를 기대했는데 역시 내가 구운 건 뭔가 다르다-.- 하지만 맛있으니까 됐어!

 

 

밍이님 레시피로 만든 홍차 사블레. 역시 모양 잡는 걸 소홀히 했더니 못생긴 쿠키 탄생이다. 진한 홍차맛을 기대했는데 홍차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너무 향이 연한 홍차잎을 썼나보다. 얼그레이로 하면 좋은데 개인적으로 얼그레이를 우릴 때의 그 화장품 냄새같은 베르가모트 향을 좋아하지 않아서 집에 구비해 놓은 게 없다. 그래도 보드랍고 가벼운 식감이라 애들이 좋아할 것 같다. 나는 맛이 진하고 묵직하고 임팩트 있는 식감을 좋아하지만. 브라우니 만들고 싶은데 정신없이 먹다가 살 찔까봐 참는 중.

크로셰 삼매경
      2012/04/29 16:21

 

 

지난주부터 갑자기 크로셰에 빠져서 부지런히 떴다. 크로셰는 완전 초보 중에서도 왕초보라 바늘 잡는 법도 몰랐는데, 책 보고 몇 번 실패도 하고 짜증도 내면서 따라하다 보니 그래도 괜찮은 결과물이 나왔다! 신기해서 막 미친 듯이 떴음;; 예전에 대바늘로 머플러 뜰 때 실수로 너무 가느다란 실을 사 놓은 게 있었는데 크로셰에는 안성맞춤이라 새로 실 살 필요없이 큰 도일리를 몇 장 뜰 수 있었다. 사진만으로는 잘 모르지만 지금 20cm가 넘는 큰 도일리다.

 

 

그렇게 닷새 정도 미친 듯이 도일리를 뜨고 나니 실 세 뭉치를 거의 다 썼다. 그래서 바늘이야기 이대점까지 가 실을 몇 뭉치 사 갖고 왔다. 색깔 있는 걸로 뜨니까 느낌이 확 다르다. 보라색이랑 분홍색이 예쁘다. 그런데 역시 차분한 색이 내 취향이라 다음에 다시 가서 파스텔톤이랑 무지 계열로 다시 사야겠다.

 

 

육각형 모양이 마음에 든다! 크로셰 책도 모티프 잔뜩 나와 있는 일본 원서로 한 권 샀다.

 

 

집에 있던 굵은 대바늘용 실로 코스터를 짜 보았다. 그냥 내 마음대로 해 봤다.

 

 

선물용으로 만들어 본 머리끈. 여름철에 하기에는 너무 더워보인다! 만들기 쉽다.

 

 

처음에 뭣 모르고 책만 보고 따라한 도일리. 전체적인 모양을 생각하지 못하고 그냥 하니까 우글우글 울게 되었다. 다림질로 어떻게든 펴긴 했지만 다음부터는 좀 더 신경써서 해 봐야겠다.

 

파인애플 모양이 나와야 하는데 왕초보 상태에서 코스터 작은 거 하나 떠 보고 바로 도전하는 바람에 모양이 어딘가 어색하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용감이 하늘을 찌르는구나. 조금 더 가느다란 실로 떠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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